이번에 소개할 곳은 봉은사 내부에 위치한 <서래원 공양간>이다. 음식점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맛있는 끼니를 챙겨주는 공간이기에 음식점이라고 이야기하겠다. 봉은사 구경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우연히 발견한 음식점이다.
봉은사는 삼성역에 위치한 큰 사찰이다. 빌딩 숲인 도심 한복판에 큰 절이 있다는 것은 좀 비현실적인 느낌이 든다. 워낙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라 신자들 뿐만 아니라, 나처럼 한 번 들러본 사람, 외국인 관광객들도 있다. 절이라 나름 산책로도 있고, 엄청 큰 대형 불상도 있다. 봉은사의 마스코트인 골든리트리버도 있는데, 스님께서 키우시는 것 같았다. 사람을 참 좋아하고 순해서 너무 사랑스러웠다. 보통 절에서 키우는 강아지들을 떠오르면 시고르브자브종이 떠오르는데, 역시 삼성역에 있는 절이라 다르구나 했다:-)
서래원 공양간은 봉은사 입구에 위치해있다. 신도들을 위한 음식점이기도 하지만, 모두에게 개방되어 있어서 배가 고픈 모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다. 간단한 정보와 후기를 소개하겠다.
1. <서래원 공양간> 기본정보
방문일? 2023. 11. 19
위치?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531, 지하1층 위치
영업시간? 11:00 - 18:00(쉬는 날은 따로 공지)
14:00 - 16:30 브레이크타임
주차? 공양간에서 1만원 이상 사용 시 주차 2시간 무료 제공
메뉴? 잔치국수, 비빔국수 등
특징? 국내산 재료 사용, 화학조미료 사용하지 않음
2. <서래원 공양간> 방문후기
원래도 나는 잔치국수 킬러다. 잔치국수를 사 먹는 것도 좋아하고, 나만의 잔치국수 맛이 그리울 때는 손이 많이 가는 고명까지 다 해서 직접 해먹을 때도 있다. 물론 이때마다 국수는 500원짜리 동전 2개 분량을 삶는다. 봉은사를 구경하고 나오는 길에, 내 눈에 잔치국수 사진이 포착되었다. 국내산 재료를 사용하고,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은 고민을 끝내기에 충분했다.
<서래원 공양간>은 지하에 위치해있다. 메뉴는 잔치국수, 비빔국수, 순두부짬뽕, 어묵우동 등이 있다. 키오스크로 주문이 가능하며, 주문을 하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음식이 나온다. 셀프바에는 김치, 단무지, 파간장 등의 반찬이 있다. 밥은 공짜로 굉장히 인심이 좋다.
일단 국수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잔치국수, 비빔국수가 5,500원, 순두부짬뽕이 10,000원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잔치국수 자체가 비싼 메뉴는 아니지만 삼성동에서 이 가격대로 끼니를 때우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이날 짝꿍과 나는 아침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간단하게 잔치국수와 비빔국수를 시켰다.
1. 잔치국수
일단 양이 정말 많았다. 잔치국수를 많이 먹는 나에게도 입이 떡 벌어지는 양이었다. 맛은 내가 자주 가던 공릉동 국수거리의 <소문난 멸치국수>와 맛과 고명이 비슷했다. 멸치 육수 맛도 똑같았고, 유부, 파, 김이 올라와 있는 고명도 똑같아서 깜짝 놀랐다. 유부도 넉넉하게 들어있고 먹는 중간중간 표고버섯들도 씹혀서 기분이 좋았다. 자연 재료로 맛을 냈다니 더욱 안심하고 먹을 수 있었다.
2. 비빔국수
상추와 김, 콩나물, 당근, 계란 등 고명이 올라가 있다. 비빔국수 역시 양이 넉넉하다. 양념이 좀 특이했는데, 쫄면 양념처럼 자극적이기 보다는 어릴 때 건강을 생각해서 어머니께서 직접 각종 과일을 갈아 넣어 만든 양념의 맛이었다. 한입에 착 붙지는 않지만 상큼하고 건강하다는 느낌이 입안을 맴돌았다. 조미료를 넣지 않아서 그런지 먹을수록 맛있어지는 맛이었다.
3. 총평
사실 엄청난 맛집은 아니다. 부러 찾아갈 정도의 음식점은 아니다. 하지만 요즘과 같은 고물가시대에 2명이서 1만 1천원에 든든히 한 끼를 먹을 수 있고, 주머니가 가벼운 사람들에게 밥까지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게 해 주는 인심이 좋았다. 많은 사람들이 순두부 짬뽕과 밥을 같이 먹는 것을 보니 이 또한 꽤나 맛있는 메뉴일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종교를 떠나서 많은 사람들에게 건강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먹거리를 제공하는 일은 참 가치있고 감사한 일이다. 삼성역에서 식사를 할 일이 있다면, 그리고 무엇을 먹을지 딱히 떠오르는 음식이 없다면 한 번쯤 들러서 배도 든든하게 채우고 마음도 든든하게 채우고 가면 좋을 것 같다.
재방문의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