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여행 중 이색 카페가 있어 들러보았다. 강냉이를 파는 카페 <강냉이소쿠리>다. 요즘 노포, 레트로가 인기라 할머니 입맛을 지칭하는 '할매니얼'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나고 있다. 방문하기 전에는 소위 MZ 유행을 따라가는 카페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스토리와 전통이 있는 카페여서 인상 깊었다.

1. <강냉이소쿠리> 기본정보
방문일? 2023. 4. 23
위치? 강원 강릉시 주문진읍 학교담길 32-8 강냉이소쿠리, 강릉 도깨비시장 안쪽에 위치
주차? 바로 주변에 주차장 있음
영업시간? 주중 10:30 - 18:30
주말 10:30 - 19:00
화장실? 건물 내 위치(남/녀 구분)
메뉴? 강냉이 아이스크림, 옥수수 커피, 옥수수 라떼, 달고나 강냉이 등
2. <강냉이소쿠리> 방문후기
이 당시만 해도 커피를 잘 먹지 않는 우리들에게 <강냉이소쿠리>는 좋은 디저트 카페였다. 왜냐하면 이곳에는 커피를 제외한 이색 디저트인 '강냉이 아이스크림'을 팔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강냉이를 좋아하진 않는다. 칼로리에 비해 그다지 맛있는 줄도 모르겠고, 먹다 보면 이 사이에 끼는 느낌이 싫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바삭하지도 않다. 나에게 강냉이는 '예전에 과자가 없는 시절에 입의 심심함을 달래주던 것' 정도로 밖에 여겨지지 않았다. 그래서 짝꿍이 이곳을 가자고 했을 때, 그다지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가게에 들어서는 순간, 기대감이 커졌다. 내가 좋아하는 할머니집을 리모델링한 건물에, 내부에 들어있는 소품들과 테이블, 의자들이 개성이 넘쳤기 때문이다. 그냥 유행을 따라서 급조한 느낌과는 달랐다. 이 날 시킨 메뉴는 '강냉이 아이스크림'과 '달고나 강냉이'다.

1. 강냉이 아이스크림(0.68)
비주얼은 일단 합격이다. 큰 기대감 없이 강냉이를 하나 떼어서 입에 넣는 순간, '어랏? 제법인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먹어오던 강냉이와는 차원이 다른 맛이었다. 쉽게 이야기하면 팝콘보다도 바삭하고 구수한 맛이었다. 일반 강냉이를 씹으면 구수한 향은 참 좋지만 씹었을 때 '바삭!'의 느낌이라기보다는 '눅진'한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이곳 강냉이는 정말 바삭바삭하다. 그리고 특유의 이 사이에 끼는 껍질들도 없었다. 겉을 카라멜라이징 한 것도 아이스크림의 맛과 잘 어울렸다. 아이스크림 자체도 일반 아이스크림보다 농도가 진하고 맛났다. 하지만... 솔직히 가격에 비해서는 양이 너무 적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었다.

2. 달고나 강냉이(0.5)
강냉이 아이스크림의 강냉이가 너무 맛있어 짝꿍의 성화로 구매하게 되었다. 강냉이가 들어있는 사진은 없고 다 먹은 후 소쿠리 사진밖에 남아있지 않다. 사실 저 소쿠리도 크지 않기 때문에 이 역시 굉장히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짝꿍의 굳은 심지가 아니었다면 솔직히 구매하지 않았을 것 같긴 하다. 하지만 어쩌면, 우리가 맛이 다른 이곳 강냉이를 너무 저평가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보통 뻥튀기 아저씨께 강냉이를 구매하면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엄청난 양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곳 강냉이에는 특별한 스토리가 있다. (이 스토리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제작된 책도 있었다. 특별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괜히 이곳의 소품들, 메뉴에 애정이 생겨났다. 역시나 스토리텔링의 힘이다) 이 장소는 할머니가 실제 한 할머니가 사시던 공간이었는데, 손녀가 할머니의 장소를 이어받아 가게를 차렸다. 실제 가게 내부의 오래된 식탁, 의자, 재봉틀은 할머니가 남기신 유산이라고 한다.

강냉이의 탄생 일화는, 이 손녀가 일찌감치 유학을 떠났었는데, 할머니가 해 주시던 옥수수 강냉이 맛을 그리워하며, 해외에서 강냉이를 더 맛있게 만들어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연구를 한 결과라고 한다. 이러한 노력의 산물을 단지 옛것이라고 평가절하한 것은 아닌지... 한번 더 생각해 보았다.
3. 총평
저 스토리의 진위나, 가격의 합리성 등을 떠나서, 오래된 주택을 꾸며낸 이 공간은 충분히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그리고 강냉이가 우리나라만의 매력적인 디저트가 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보았다. 강원도에서 많이 나는 찰옥수수를 사용한 것은 덤으로 좋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토리텔링의 위대한 힘을 다시 한 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참고로 주변에 이렇게 센스있는 귀염뽀짝한 미키벽화가 있다. <강냉이 소쿠리> 뒤쪽으로 돌아가다 보면 만날 수 있다. 자연친화적인 귀를 가진 미키와 사진을 찍어서 더욱 기뻤다.

1. 강냉이의 새로운 매력을 알고싶은 사람들에게 추천
2. 옛 소품, 옛날 집 감성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
3. 바로 앞에 바닷가도 있으니 주변 산책은 덤!
재방문의사
